[중앙일보] 아내의 무기력·우울감 다스리는 남편의 공감
페이지 정보
작성자 여자인한의원 작성일18-02-08 11:36 조회2,194회본문
- Q: 요즘 자꾸 억울하고 가슴이 답답해서 우울할 때가 많아요. 과거의 일들이 생생하게 되살아나면서 자꾸만 자신에게 화가 나고 별 것 아닌 일에도 짜증이 나요. 식욕이 떨어지고 모든 일에 무기력해져요. 가족들에게 미안하지만 힘을 낼 수가 없어요.
A 갱년기가 되면 정서적인 변화가 생기게 마련이지요. 가장 대표적인 정서 중 하나가 우울감입니다. 갑자기 화를 잘 내고 웃음을 잃게 되며 짜증이 늘어나서 주위 사람들이 당황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갱년기 나이대에 나타나는 화병이라고 스스로 진단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갱년기는 육체적으로는 신음(腎陰)이 고갈돼 충전을 필요로 하는 시기입니다. 몸과 마음은 서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니 정서적으로도 변화가 오지요. 자율신경계가 불안정한 시기이기에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조화가 균형을 잃고 극단적으로 치솟기도 합니다. 이때 부교감신경의 항진이 오면 우울 모드가 되는 것이지요. 과거에 모두 용서하고 지나간 일이 새록새록 현실에서 되살아나 억울하고 분한 감정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모든 것을 참아왔던 자신이 한없이 바보 같고 어리석게 여겨지기도 하죠. 현실에서 만족하지 못한 부분만 생각나고 점점 자신감이 떨어지게 됩니다. 우울감에 휩싸여 사람도 싫고 외출하기도 꺼리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울 모드인 아내와 함께 내원한 한 남편이 제게 한 말을 보면 갱년기 중년 부부의 힘든 상황이 제대로 그려집니다. 갱년기는 남편을 죄인으로 만드는 것 같다고 합니다. 남편은 여성의 갱년기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아내의 반응에 힘든 표현을 그대로 해버리기 쉽지요. 같이 화를 내고 싸우는 경우도 많습니다. 남성의 갱년기는 여성에 비해 무난하게 지나가기 때문에 기복이 심한 여성의 감정 상태나 증상들을 이해 못할 수 있습니다.
여성은 가임기 동안 출산이라는 막대한 짐을 지고 소임을 다하다가 갱년기에 접어들면서 상대적 허탈감과 상실감을 온몸과 마음으로 느끼게 된다고 보면 됩니다. 이때 남편은 아내의 감정에 맞서지 말고 “당신은 그렇구나”하면서 아내의 감정에 공감하고 위로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외롭지 않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갱년기 아내가 힘을 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갱년기 여성 스스로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폐경은 여성으로서 끝도 아니고 무가치함의 시작도 아닙니다. 이제 출산의 의무기간을 지나 완경했으니 남은 시간을 가슴 뛰는 마음으로 계획해야 합니다. 폐경 전후 기간을 재충전의 기간으로 인식하고 본인에게 맞도록 충분히 충전한다면 폐경 후 더욱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마음으로 새로운 삶에 도전할 수 있을 겁니다. 갱년기가 되면 여성은 남성호르몬이, 남성은 여성호르몬이 더 분비되면서 여성은 좀 더 적극적으로 변하는 반면에 남성들은 다소 소심해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갱년기라는 터널을 지나고 나면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요? 마음의 방향을 잘 살펴서 본인이 원하는 삶을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처: 중앙일보] [건강한 가족] 아내의 무기력·우울감 다스리는 남편의 공감
- 이전글[중앙일보] 폐경기 하혈엔 허증 다스리는 한약 처방 18.01.25
- 다음글[중앙일보] 갱년기 건조증 진액 공급으로 다스려요 17.12.07